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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평론

세계 환경의 날을 사는 그리스도인

세계환경의 날을 사는 그리스도인

 

류의근 교수

신라대 철학과

성서부산 대표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함께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8:22). 매년 422일은 지구의 날이다. 그리고 6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지구와 환경이 공히 산산히 찢어지고 있으니 신음하며 고통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죄에 대한 아픔이 연민과 사랑으로 치유되어야 하듯 지구 자연 환경의 가시덤불과 엉겅퀴도 소위 힐링을 고대하고 있다. 수천 년 전의 바울이 자연 파괴와 환경 오염의 위험을 미리 알았기에 모든 피조물이 함께 신음한다고 말했을까? 아니면 그 당시의 전쟁, 기후 재난 등으로 인한 대지의 험악한 운명을 지각한 바가 있어서 그렇게 말했을까? 현대 한국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떨까?

지구의 날과 세계 환경의 날이 기념되고 선포된 지가 약 40년 남짓이니 짧은 세월이 아니라 하겠으나 지구 환경, 자연 환경, 세계 환경의 문제는 해결은커녕 개선도 되지 않았다. 며칠 전에는 서울, 인천, 경기도, 부산 등의 지역에 오존주의보까지 내려졌다. 대기 오염, 기후 재앙, 자원 고갈, 생물종 멸종 위기, 핵무기와 핵발전과 핵산업의 위험 등은 인간의 이익 추구와 탐욕 때문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은 핵발전소 국내 추가 건설과 외국 수출로 지구의 미래 자녀들에게 오염된 땅과 그 위험을 물려줄 결의를 다진 바 있고 미국은 세계 최대의 유독 가스 배출국이면서도 자국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UN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로드맵인 교토 의정서를 거부하는 대국의 오만한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 자연을 개발하는 것은 전지구적 지상 과제이다. 밥 한 끼 먹고 살기 위해서 화목을 구하고자 삼림을 벌목하는 행위는 처음에는 괜찮아 보인다. 그래서 얼핏 보면 나와는 상관 없는 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나중에 가서는 밥을 먹을 수 없게 되는 생존 조건을 초래하게 된다. 아마존 밀림을 벌목하여 농경지로 바꾸고자 하는 계획도 이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눈앞에 보이는 이득이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 경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환경 파괴를 감수하는 것이다. 시나브로 지구의 허파는 줄어들고 인류의 생존 조건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수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지구에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파멸의 가능성이 착착 진행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각자가 자기의 욕심에 이끌려서 꾐에 빠지고 욕심이 잉태해서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는다”(1:15).

과학 기술을 통해서 인간은 자연을 관리하고 통제하고 정복해 왔다. 그러나 인간의 과학과 기술은 우리가 자연에 대해 아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지식이다. 자연은 자연의 자체의 비밀스러운 기술로 자신과 생태계를 유지시키지만 인간의 기술은 그러기에 턱도 없고 자연의 그것에 비견할 바도 못 된다. 인간의 기술은 자연의 기술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간의 과학 기술은 자연 그 자체의 생태 기술 앞에서 자연 통제와 정복으로 일관해 온 자신의 오만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의 갱신은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기보다는 자연과 화해하고 화목하는 것 즉 자연에 대한 회개의 마음부터 갖는 데서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 자연의 지배에 대한 인간과 그 기술의 회개는 그 지배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과 이웃의 고통에 대한 체휼에서 시작해야 한다. 밀양 주민의 생활 터전 위에 최고압 송전철탑을 세우는 한전의 욕심은 70~80세의 연로한 할머니들의 알몸과 절규와 고통에는 아랑 곳 없다. 모두가 전기의 편리함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묵인하고 있다. 수명 종료된 기장 고리 원전 1호기 폐쇄 논쟁도 마찬가지이고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도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타인의 고통이지 나의 고통은 아니다. 그러니 나와는 상관도 없는 서울 강남 송전탑, 부산 핵발전소 건설을 환영하면 된다.

이러한 견지에서 그리스도인은 자연과의 불화를 가져오고 인권을 유린하고 불의한 환경 파괴를 유발하며 이웃 인간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환경의 위기와 싸워야 한다. 환경의 위기는 바로 인간의 위기이므로 각자는 그곳에 가서 모든 사람을 제자로 삼아서 예수님이 지키도록 명령한 것을 실천해야 한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부산환경운동연합 등과 같은 일반시민사회단체나 핵없는 세상을 위한 부산기독시민연대, 부산교회개혁연대, 성서부산, YMCA 등과 같은 기독NGO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며 후원하는 것이 세계환경의 날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실천할 수 있는 자그마한 섬김이다. “피조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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