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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평론

원전 이후 주목해야 할 신재생에너지

[사설] 원전 이후 주목해야 할 신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소를 유지·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원자력이 값싸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력 사고 후 피해복구 비용,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비용 같은 여러 가지 요소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사용 후 핵연료 처분 비용만 해도 원전 1기당 3조 1천400억 원에 이르며, 원전 계획예방정비만 해도 매년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는 게 반론의 근거다. 이러한 반론과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는 보고서와 강연회가 주목을 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전의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비용까지 감안해 실제 원자력 에너지의 경제성을 재고찰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독일의 핵 정책 컨설턴트 마이클 슈나이더 역시 "한정된 사업자가 전력을 대량 생산해 여러 곳에 보내는 시스템은 큰 발전 시설을 유지할 수밖에 없고 유지·관리비도 비싸다"고 주장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게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돼 원전 관련 기업들이 위기적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실제 2007년을 기준으로 주요 원전 관련 주요 기업들의 주가 거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작은 나라에서 20기의 원자로는 적은 수가 아니다. 2016년까지 8기의 원자로를 더 건설하려 하고 있다. 정부 구상대로라면 원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방식으로 원전을 짓는 것보다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원자력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2011년까지 3년간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에서 미국이 481억 달러, 중국이 455억 달러인 반면 한국은 3억 3천300만 달러에 그쳤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고용창출에도 도움을 준다. 원전 건설만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 에너지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부산일보 2012-11-02 [10:57:15] | 수정시간: 2012-11-02 [10:57:15] |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