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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평론

비효율 원전 집착, 한국 거꾸로 간다.

"비효율 원전 집착, 한국 거꾸로 간다"

에너지산업 전문가 마이클 슈나이더 씨 부산 초청 강연

2012-11-02 [11:01:22] | 수정시간: 2012-11-02 [11:44:04] | 1면

 

"핵 산업에 계속 집착하는 것은 에너지 시스템 혁신에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2012 세계 핵 산업 동향 보고서'의 저자인 마이클 슈나이더(53)는 "핵 산업은 고비용과 저효율적인 구조 때문에 이미 후쿠시마 사고 이전부터 쇠퇴하고 있었다"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전 대신 신재생에너지가 대세로 굳어진 지 오래다"고 주장했다. 독일 출신으로 에너지 및 핵 정책에 관한 국제적인 컨설팅 업무를 하는 마이클 슈나이더 씨는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흐름에 정통한 전문가다. 세계 핵산업 '내리막' /지역별 소규모 생산 /신재생에너지가 대세 기술강국인 나라 /추세 외면 이해 안돼부산환경운동연합과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1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YWCA에서 '국제 핵·에너지정책 전문가 마이클 슈나이더 초청 시민강연회-핵에너지의 국제적 전망과 부산의 미래'를 개최했다.슈나이더 씨는 이날 강연회에서 1990년대부터 핵 산업 쇠퇴의 조짐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의 전력생산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3년 17%로 최고점을 찍은 후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원전 전력 생산량도 최고치를 기록한 2006년(2천660TWh) 이후부터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또 1954년부터 1990년까지 30개국이 핵프로그램을 개시했지만 이후에는 멕시코와 중국, 루마니아, 이란 4개국이 유일하며 원자로 가동 개시 수도 1980년 이후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다.슈나이더 씨는 이 같은 현상의 이유로 원전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한정된 사업자가 전력을 대량으로 생산해 여러 곳에 보내는 시스템은 큰 발전 시설유지할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유지·관리비도 비싸다는 것이다. 반면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규모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다. 즉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가 합쳐진 '프로슈머(prosumer)' 개념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슈나이더 씨는 "독일만 하더라도 개인, 조합, 민간 기업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주체만 110만 개에 이른다"면서 "미래의 에너지 시스템은 수직적 분배(원전)가 아닌 수평적 분배(신재생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2000년대 들어서 선진국들이 앞다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투자 규모 측면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슈나이더 씨는 "한국과 같이 기술 국가가 전 세계가 외면하고 있는 원전에만 계속 집착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낡은 원전을 계속 고수한다면 필연적으로 에너지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경고했다.20121102 부산일보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