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부산 대선관련 제1차 연속토론회
<대선과 언론개혁>
2012.07.27.(목)/p.m.7/좋은날풍경
강사: 부산일보 이호진 기자
이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선관련 행사를 하면서 ‘언론’을 첫 순서로 정하신 것이 참 반갑습니다.
우리사회에 많은 부분은 정치가 좌우합니다.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 보면 그 정치를 움직이는 것은 언론입니다. 왜냐하면 언론은 민심을 반영하는 큰 창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배 권력은 늘 언론을 통해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퍼트리길 원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언론은 권력과 대중. 양측 사이를 매개하는 중요한 역할자입니다.
저는 96년에 부산일보에 입사해서 올해 16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10년 정도 일했고 이후 노조활동을 6년째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임으로 노조위원장을 하고 있는데 대체로 사람들이 노조활동을 잘 안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시간도 많이 빼앗기고 사측을 상대로 교섭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회사에서 3년 이상 노조활동을 한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2005년, 2006년에 노조사무국장 전임을 한 후 지금까지 노조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면서 이것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정수장학회’ 때문입니다.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기에 언론의 독립성이 계속 훼손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위해 싸워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수장학회로부터 독립을 하지 않으면 부산일보가 제대로 설 수 없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지금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언론의 기능◣
정수장학회 이야기는 나중에 계속하기로 하고 우선은 언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media’라는 것은 ‘middle’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간에서 매개한다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언론은 양측사이를 중재하는 매개체입니다.
이런 언론은 크게 네 가지의 기능이 있습니다.
첫째, 의제를 설정하는 기능.
둘째, 환경을 감사하는 기능. 이것은 다른 말로 감시하는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정보기능.
넷째, 오락기능.
여러분이 TV를 통해서 많은 정보들을 얻기도 하고 오락을 즐기기도 하지만, 많은 언론인들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언론의 기능은 의제 설정기능과 환경 감시 기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의제가 어떤 것이냐.’,‘권력기관(정부나 금융기관)이 얼마나 권력을 합리적이면서 민주적으로 행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MB정권과 언론◣
현 MB정부에서는 KBS, MBC, 연합뉴스, YTN, 국민일보까지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948년 정부수립이후에 이렇게 많은 언론이 동시에 파업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전례가 없는 동시파업이 동일하게 주장하는 것은 ‘공정보도’, ‘편집권의 독립’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현 MB정권에서는 비상식적으로 사측이나 정부, 자본을 통해 자꾸 언론사에 감시가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용산참사나 제주강정문제, 4대강문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이런 압박으로 방송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언론인들이 저항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위의 두 가지가 언론에서 구현되지 못하는 상황은 언론에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KBS, MBC, 연합뉴스, YTN, 국민일보의 파업의 핵심 쟁점은 부산일보 노조의 주장과 똑같습니다. 그것은 지금의 사장임명의 불공정성이라는 것입니다. 누군가 특정인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사장으로 임명이 되면 언론보도도 자연스럽게 편파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장임명을 민주적으로 하는 것이 지금 언론개혁에 있어서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와 정수장학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부산일보는 정수장학회가 지분을 100%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수장학회는 이사가 다섯 명인데 여기서 부산일보의 모든 임원진의 인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사원들의 임원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수렴등의 검증을 위한 절차는 전혀 없습니다.
2004년 17대 대선의 과정에서 박근혜씨는 한나라당의 당대표와 함께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겸직 했습니다. 이 때문에 부산일보에서 어떤 보도를 하더라도 사람들이 편파적인 보도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부산일보 사원들은 이사장으로 있는 박근혜씨가 정수장학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게 옳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박근혜 대표에게 정수장학회에 손을 떼라고 강하게 주장해서 손을 뗐습니다. 그런데, 정말 손만 뗐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리모콘을 가지고 거리두기를 한 것이지요. 그 리모콘이 지금의 이사장 최필립씨입니다. 최필립씨는 박정희대통령이 생전에 박근혜씨 보좌를 위해 세운 사람입니다. 더군다나, 정수장학회는 장학 사업을 하는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개인재산이 아니라 이사회를 거쳐서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사회는 최필립씨, 그리고 박근혜씨가 추천한 2명, 최필립씨가 추천한 2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박근혜씨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이사장을 했었습니다. 그 기간에 무려 11억여원을 급여로 받아갔습니다. 1년에 1억 정도는 계속 받아갔다는 말입니다. 장학 사업을 하는 공익법인은 대체로 무보수 명예직으로 일을 합니다. 지금 최필립씨는 다른 수당은 빼고 순수하게 월급과 상여금으로만 1년에 1억 7천정도를 받아갑니다. 출근도 매일하지 않습니다.
이런 돈은 장학금으로 나가는 게 상식이 아닐까요.
사실, 부산일보는 작년 3월에 사장임명방식에 대해 노사 간에 대략의 합의가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어서 거기서 압축된 후보를 추천해서 사장이 되도록 하는 제도였습니다. 그 후에 사장이 정수재단에 설득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합의를 백지화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11월 29일에 저를 징계를 하면서 해고를 했습니다. 지금은 복직이 되었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편집국장이 정수장학회에 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계속 지면에 내니까 정수장학회 이사회에서 편집국장에게 갖은 방법으로 압력을 행사하다 결국에는 징계로 건물출입을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판정도 받았음)
더군다나 지난 11월 31일에는 정수장학회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다는 이유로 부산일보 윤전기를 못 돌리게 하는 사태까지 일어났었습니다. 한국 전쟁 때도 부산일보는 발행되었던 부산일보 66년 역사상 노조 파업을 제외하고는 신문이 안 나온 유일한 날입니다.
이런 지경에 정수장학회 이사회는 부산일보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정수장학회는 본래 5.16장학회였습니다. 62년도에 부산일보가 5.16장학회로 넘어간 뒤에 논조가 대체로 보수적이였습니다. 당시에는 국제신보가 오히려 시민들에게 지지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80년대에 전두환 정권집권 직후 언론사를 <1도1사 원칙>으로 통폐합을 시키는 과정에 부산일보가 국제신보와 통합이 되었습니다. 이후 87년 6월 항쟁 이후에 언론들이 전국적으로 복간되면서 국제신문이 다시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88년에 부산일보 노조가 ‘편집권 독립’을 외치며 우리나라 최초의 언론사 파업을 하면서 이전의 보수적인 기조에서 탈피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파업투쟁이 승리해서 우리나라 최초로 편집국장을 기자들이 투표로 추천하는 제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부산일보 기자들은 이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또한 이런 부산일보의 궤적이 지역에서 시민들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전망은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서 어떻게든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여러 시민사회에서 성숙한 목소리를 함께 내주신다면 이 일이 보다 쉽게 해결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지역언론의 어려움◣
조선일보를 하나 보면 지역신문하나, 경제신문하나에 상품권까지 주면서 1년 정도 무료로 구독하게 해줍니다. 우리나라는 ‘신문고시’라는 제도가 있는데 일년 구독료의 20%가 넘는 사은품을 주면 불법이 됩니다. 그런데 MB정권에서는 신문고시 자체조사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조선, 중아, 동아는 우리나라 신문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거대족벌언론에게는 미디어법이나 종편을 비롯해 계속 지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반면, 지역의 경우에는 지역 언론이 1위를 하고 있는 곳은 제주와 부산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다 조선일보가 일등입니다.
◢Q&A◣
Q> 부산일보 수익과 정수장학회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A>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은 MBC에서 20억을 내고 부산일보에서 8억 정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 부산일보는 계속 적자가 나고 있는데도 매년 8억씩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8억중에 3억만 장학금으로 쓰고 5억은 예금을 합니다. 지금 정수장학회 예금은 200억이 넘는 상황입니다. 이해하기가 힘들지요. 더군다나 이사장 급여부분 같은 경우는 더 그렇지요.
Q> 정수장학회 창립배경은?
A> 결론적으로 박정희 정권이 김지태씨의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부일장학회의 땅 10만평을 빼앗아 설립한 장학회입니다. 이것은 결코 자발적인 기부일 수 없으며 공권력의 위협 속에 강제로 뺏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씨는 이것을 정치공세라 하지만, 지난 2월에 법원에서도 강제성이 있었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Q> 조.중.동에 대안이 될 언론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A> 먼저는 제도적인 장치로 국회를 압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프랑스에는 -프레스 펀드-라는 제도가 있는데, 대학을 들어갈 청소년들이 선택한 신문을 볼 수 있게 구독료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미국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습니다.
급변하는 세상에도 문자매체로서의 신문언론의 필요성은 계속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신문발전기금등의 지원은 너무도 미비한 상황입니다.
Q> 대선의 국면에서 정수장학회가 어떤 영향이 있을까.
A> 개인적으로는 정수장학회 문제해결차원에서는 기회라 생각됩니다. 다만, 정수장학회를 부산일보에서 계속 다루면서 부수가 다소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부산시민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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